0.3초만에 응답… 사람처럼 대화하는 AI(2024. 05. 17)
■ 오픈AI ‘GPT-4o’ 출시
10년전 영화 ‘Her’ 현실에 구현
올트먼 “인간 수준의 속도·표현”
과외하듯 수학문제 풀어주기도
전문가 “AGI 앞당기는 시발점”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13일(현지시간) 보고 듣고 말하는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을 공개했다. 특히 이 모델은 대답 중에 끼어들어도 대화를 계속 이어가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인간을 뛰어넘는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에 한 발 더 다가간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3년 개봉한 영화 ‘Her’에서 남자 주인공이 AI ‘사만다’와 대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날 오픈AI는 라이브 스트리밍 이벤트를 통해 기존 AI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GPT-4의 성능을 대폭 개선한 ‘GPT-4o’를 새롭게 출시했다고 밝혔다. GPT-4o는 텍스트를 통해 대화할 수 있었던 기존 모델과 달리 이용자와 실시간 음성 대화를 통해 질문하고 답변을 요청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새 모델의 ‘o’는 모든 것이라는 ‘옴니’(omni)를 뜻한다. 기존 GPT 모델이 글자(텍스트)를 통해 명령하는 방식이라면, GPT-4o는 음성, 텍스트, 시각물을 입력하면 AI가 추론하고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응답 속도도 GPT-3.5는 평균 2.8초, GPT-4는 5.4초가 걸리는 데 반해, GPT-4o는 최소 232밀리초(밀리초·1000분의 1초), 평균 320밀리초에 불과하다. 이는 인간의 응답 속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오픈AI는 설명했다. 오픈AI는 GPT-4o 모델이 기존 GPT-4 터보보다 두 배 더 빠르고 작동 비용은 2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어 등 50개 언어로 제공되며 실시간 번역도 가능하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이날 자신의 X에 10여 년 전 개봉된 AI와 감정을 나누는 내용을 담은 영화 제목인 ‘Her’(그녀)라는 단어를 올렸다. 그러면서 “(새 AI 모델이) 영화에 나오는 AI처럼 느껴지고, 그것이 현실이라는 게 조금 놀랍다”며 “인간 수준의 반응 시간과 표현력에 도달하는 것은 큰 변화”라고 적었다. 실제 이날 시연에 참석한 엔지니어들이 GPT-4o에 “오늘 발표가 있어서 긴장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묻자 “깊이 심호흡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친구를 위해 잠자리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자, 이 AI 모델은 다양한 목소리와 감정, 톤으로 바꿔가며 이야기를 들려줬다. 또 종이에 적힌 수학 문제(3x+1=4)를 보여주고 답을 말하지 말고 풀어 달라고 하자 수학 문제의 정답을 바로 말하지 않고 이용자와 계속 대화하면서 답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시연 후 “GPT-4o는 GPT-4의 성능을 보다 ‘빨리’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모델”이라며 “사용 편의성에 관해 우리가 정말로 큰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GPT-4o AI 음성 모드는 몇 주 안에 공개된다. 이 모델은 무료로 제공되며, 기존 유료 구독자는 무료 이용자보다 5배 많은 질문을 할 수 있다.
김명구 모니터딜로이트 사업 및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략 파트너는 “GPT-4o는 AGI 시대를 더 당기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갈수록 인간 뉴런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영주 포항공대 AI대학원 원장은 “AI 전쟁이 시작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AI가 더 똑똑해질수록 인류가 우려했던 AI의 폐해 또한 가까워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출처: 황혜진·이용권 기자 문화일보(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24051401070209294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