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들 대다수가 인공지능(AI)의 중요성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어요. AI가 가져올 파급효과도 실감하질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http://piai.postech.ac.kr/press-release/view/id/189#u

AI 교육전문가가 바라본 국내 기업 현실은 어떨까. 서영주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장이 그간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AI 교육 과정에서 느낀 점을 5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털어놨다.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PIAI)의 초대 원장인 서 원장은, 국내 AI교육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다. 지난 2018년에는 경북 인공지능 거점센터를 PIAI 내 유치해 AI핵심기술 개발 및 맞춤 인력 양상에 힘쓰고 있다. PIAI는 2020년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승격했다.

서 원장은 ‘기업의 AI에 대한 무관심’의 원인을 ‘열악한 환경’에서 찾았다. 과감한 교육·투자가 가능한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은 AI에 투자할 자원적 여력이 부족하다. 전문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대기업에 비해 어렵다.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선 적잖은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데, 이 벽을 넘지 못한 경영진들은 AI 도입에 대한 관심을 접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중소기업들은 AI 도입을 꺼리는 이유로 ‘비용’과 ‘인력 부족’을 꼽는 경우가 많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도입 내부 장애요인에 대해 ‘높은 도입 비용(41.3%)’이라고 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역량을 갖춘 신규인력 채용의 어려움도 10.6%에 달했다.

서 원장은 “무상에 가까운 비용으로 우수한 교육을 진행해도 중소기업에겐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면서 “일례로 PIAI 경북인공지능거점센터에서 중소기업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을 시행했는데, 직원이 교육을 받는 동안 이를 대체할 인력이 없어 참여하지 못한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서 원장이 제시한 것은 ‘경영진 교육’이다. 기업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진행해, AI의 중요성과 미래변화에 대한 인식 개선을 하자는 것이다.

서 원장은 “임직원 및 경영진은 몇 시간에서 며칠 정도의 단기특강이면 충분한 인식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실무진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력 공백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고 말했다. AI기술에 대한 이해, 파급효과, 현장 적용 사례 등의 내용으로 임직원 교육을 진행해 기업이 우선 AI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자는 의미다.

서 원장은 경영진 교육에 이어 실무진 교육 역시 ‘맞춤형’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무교육은 현장 종사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필수적”이라며 “AI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막상 교육을 듣고 나면 산업 현장의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실제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성 높은’ AI교육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이론 위주의 교육이 아닌, 실습 교육 역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

서 원장의 이 같은 조언은 ‘말’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업 경영진들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실제 교육 현장 개혁에서도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이달 14일 개강하는 ‘포스텍 인공지능 최고경영자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AI 기술의 미래 방향과 글로벌 트렌드, 경영자가 꼭 알아야 할 AI, 기업 경영과 비즈니스 혁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서 원장의 ‘현장형 AI 교육’ 철학이 드러나는 커리큘럼이다.

서 원장은 “경영진 및 임직원의 AI교육에 투입되는 비용과 인력은 ‘낭비’가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PIAI 역시 최고 수준의 강의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AI 도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디지틀조선일보>